목표를 세우고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험을 올해도 반복했다. 분명 마음은 먹었는데 손은 자꾸 다른 곳으로 간다. 그러던 중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가 소개한 초집중이라는 책 리뷰 영상을 보게 됐는데, 내가 왜 매번 딴짓을 하게 되는지 그 구조가 명확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나도 당장 적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정리해 본다.

딴짓의 근본 원인, 뇌가 불만족을 느끼는 네 가지 이유
책의 저자 니르 이얄은 먼저 우리가 딴짓을 하는 근본 원인을 파고든다.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은 본짓이고, 해야 할 일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모든 행위는 딴짓이다. 이 분류 자체는 단순한데, 왜 딴짓이 반복되느냐를 설명하는 부분이 핵심이었다. 저자는 인간이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원인을 네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는 지루함이다. 같은 일을 반복하거나 집중 시간이 길어지면 뇌가 권태를 느끼고 다른 자극을 찾게 된다. 둘째는 부정 편향으로, 우리 뇌는 긍정적 자극보다 부정적 자극에 다섯 배나 더 강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생존에 위협이 되는 신호를 먼저 감지해야 했던 진화의 산물이다. 셋째는 반추인데, 이미 지나간 실수를 끝없이 곱씹으며 해야 할 일에 에너지를 쏟지 못하게 만드는 패턴이다. 넷째는 쾌락 적응이다. 처음 월급을 받았을 때의 감격이 매달 반복되면 사라지듯, 뇌는 같은 보상에 점점 무뎌진다.
이 네 가지를 읽으면서 내 상황에 하나하나 대입해 봤는데, 솔직히 전부 해당됐다. 특히 반추 부분이 뼈아팠다. 발표를 망친 날이면 하루 종일 그 장면만 떠올리면서 정작 다음 날 준비는 손도 못 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딴짓의 원인이 단순히 게으름이 아니라 뇌의 구조적 성향이라는 점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자기 비난의 고리에서 한 발짝 물러설 수 있었다.
나, 관계, 일 — 순서를 뒤집지 마라
책의 두 번째 파트에서는 외부 자극을 차단하고 본짓에 집중할 시간을 확보하는 법을 다룬다. 여기서 인상적이었던 건 우선순위의 순서다. 저자는 삶에서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이 나 자신이고, 두 번째가 관계, 세 번째가 일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순서를 정확히 뒤집어서 산다.
일을 먼저 처리하고, 남는 시간에 사람을 만나고, 마지막 찌꺼기 시간에 겨우 자신을 돌본다. 영상에서 소개한 문장이 오래 남았다.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찌꺼기 시간에 만족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나도 돌이켜 보면 바쁘다는 핑계로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을 계속 뒤로 밀어 왔다.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정작 시간 배분에서는 맨 마지막에 두고 있었던 셈이다.
저자는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 마치 업무 미팅을 잡듯이 나를 위한 시간과 관계를 위한 시간을 먼저 캘린더에 고정해 두라고 제안한다. 수면 시간, 운동 시간,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일정처럼 블록으로 잡아 두면 그 시간만큼은 지킬 수 있다. 이건 당장 나도 적용해 보고 싶은 방법이다. 머릿속으로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시간을 할당하는 것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다는 걸 이번에 느꼈다.
나와 미리 계약을 맺어라, 유혹을 이기는 구조 만들기
세 번째 파트에서 소개된 전략은 사전 계약이라는 개념이다. 오디세우스가 사이렌의 노래에 홀리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갑판에 묶었던 것처럼, 유혹이 오기 전에 미리 장치를 걸어 두라는 것이다. 의지력에 기대지 않고 구조적으로 딴짓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회사가 힘들 때마다 퇴사 충동이 올 수 있는데, 매번 그 감정에 흔들리면 본업에 집중할 수 없다. 이때 일 년 후 특정 시점에 다시 판단하겠다고 미리 약속을 정해 두면, 그때까지는 마음을 비우고 눈앞의 일에 몰입할 수 있다. 담배를 끊으려는 비행 승무원 사례도 흥미로웠다. 3시간짜리 국내선이든 10시간짜리 국제선이든, 승무원들이 가장 담배를 피우고 싶어진 시점은 착륙 직전이었다고 한다. 끝이 보인다는 정보 자체가 유혹의 타이밍을 결정짓는다는 뜻이다. 마감을 설정하는 것만으로도 뇌의 인내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신선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서 다룬 자기 위로의 중요성도 마음에 남았다. 결심을 해놓고 어기게 되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온다. 그때 자신을 비난하는 대신 그래도 여기까지 잘 참았다고 다독일 수 있는 사람이 결국 악순환을 끊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든다는 이야기다. 나도 실패할 때마다 나는 왜 이 모양일까 하고 자책부터 했는데, 그 자책 자체가 다음 딴짓을 부르는 연료였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마무리
초집중이 전달하는 핵심은 결국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는 것이다. 딴짓의 원인을 파악하고, 우선순위를 바로 세우고, 유혹에 미리 장치를 걸어 두는 것. 단순하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은 이 원칙들을 나도 올해 하나씩 적용해 보려 한다. 특히 딴짓을 본짓으로 전환한다는 발상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내가 자꾸 빠지는 것이 무엇인지를 부정하기보다, 그걸 생산적인 방향으로 연결하는 시도를 해보고 싶다.
출처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 - 당신의 목표가 항상 실패하고 무너지는 이유! 뇌과학자가 제안하는 해결 방법, 초집중!